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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후기

독립기념관 사암한방의료봉사 도우미 후기

송봉근 2008.10.12 23:13 조회 수 : 1388 추천:91



목요일 대중강좌를 들으러 갔다가 독립기념관 봉사에 도우미가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큰마음 먹고 회사 근무 일정을 바꾸고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큰마음을 먹은 이유는 다음주 대중강좌와 금요일 복습 강좌를 근무 때문에 포기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아침 일찍 기상해서 7시경에 천안행 전철에 올랐습니다. 천안에 도착하니 9시 36분이더군요. 서부역광장에서 400번 버스를 타고 독립기념관에 도착하니 10시 11분입니다. 독립기념관 앞에 도착하니 해동검도 전국대회로 도복을 입은 학생들이 간간히 눈에 띄었습니다.

사암한방의료봉사단이 활약할 천막은 네 개로 아직 시설 준비가 한참이었습니다. 저는 구석에 앉아 번호표 자르는 일을 했는데 등치에 맞지 않은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뭐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보니 아무것이나 하는 것이죠.ㅋ

준비가 완료되고 손님(?)을 맞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의료봉사를 한다는 홍보가 되어 있지 않아서인지 썰렁하더군요. 주변엔 애들만 보이고 답답한 상황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체질에 맞지 않는 삐끼를 조금 했습니다. 예상외로 다들 관심을 가져 주시더군요. 제가 숫기는 없어도 말빨은 좀 센 편이거든요.^.^

한바퀴 돌고 들어오니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손님이 오셨습니다. 삐끼는 여성도우미님에게 맡기고 저는 약을 나누어 주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시술을 하고 나오시는 분들에게 약재를 나누어 드리면서 복용법과 간단한 건강 지압법을 설명했습니다. 침을 맞은 느낌을 묻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어제는 서울 평생축제 봉사 때와 달리 소상혈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태계나 부류, 소택, 후계혈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아무래도 지방이라 허혈성 질환과 신허증이 많은 듯 했습니다. 190여분 접수하여 178명을 진료해 드렸는데 매우 만족해 하셨습니다.

손이 거북등처럼 갈라지신 할머니는 고구마를 캐다 소식 듣고 오셨다고 하셨는데 침을 더 맞을 수 없냐고 물으시더군요. 오늘 하루만 한다고 말씀드리니 무척 아쉬워 하셨습니다. 나름대로 혼자 하실 수 있는 지압법을 열심히 가르쳐 드렸는데 실천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진료 받으신 분 중 많은 분이 해동 검도에 아이나 손자를 데려온 분들이었습니다. 대련을 하다 다친 학생도 몇 명 왔었습니다. 타박상이나 삔 경우 시술하는 사혈 요법을 사용하지 않고 삼부혈로만 치료했습니다. 삼부혈로 치료를 하다보니 의아한 모습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겁을 내서 침은 맞지 않고 지압법만 배우고 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삼부혈 한 곳에 침을 맞았는데 깜짝 놀랄 정도로 차도를 보인 분들이 정말 많더군요. 특히 부류, 협계, 대릉와 후계혈의 반응은 특별했습니다. 하루만 하는 봉사이기 때문에 스스로 지압을 하시도록 열심히 설명했습니다. 지역의 특성상 견통이 있는 분이 많았습니다. 증상에 따라 후계혈이나 중저혈을 지압해 드리면 참 좋아하시더군요.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머리를 끊임없이 흔드시는 할머니였습니다. 풍두시라고 하죠. 삼부혈 침을 맞고 나오셨는데 조금 차도가 있을 뿐 계속 머리를 흔드시는 것이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할머님은 제발 이 병을 고쳤으면 좋겠다고 하소연 했습니다. 제가 한의사라면 맥을 보고 간이나 담승격 침을 시술해 보고 싶더군요. 그런 자격이나 능력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뿐이었습니다.

기억이 나는 다른 한분은 혀가 심각하게 갈라지는 할머니였습니다. 제가 한의사라 생각하셨나 봅니다. 계속 혀를 내 보이시면서 어떻게 좋은 방법이 없는지 물으시더군요. 저로서는 시술한 삼부혈을 열심히 보하라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사암침법 책에서는 설열이라고 해서 열로 인한 것이라 나와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액문을 보하고 중저를 사하면 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이론과 실제는 다를 수 있습니다. 더구나 짧은 봉사기간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과욕이겠지요.

별 차도를 보이지 않는 환자를 볼 때마다 얄팍한 지식으로 온갖 궁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환자를 삼부혈로 치료하는 한의사분들의 평정심이 부럽더군요. 김홍경선생님이 계시지 않는 상태에서 함부로 융통성을 발휘하다보면 일을 그르칠 수도 있습니다.

수많은 환자의 사례를 보면서 김홍경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의사가 고칠 수 있는 질병은 3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훌륭한 의사라도 33%이상 고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것이 의술의 길인 듯싶습니다. 저로써는 마음으로나마 모든 환자들이 쾌차하시기를 빌 뿐입니다.

끝으로 독립기념관 관계자 분께서 식사 대접을 끈질기게 권했는데 사양했습니다. 내년에 사전에 정식으로 조율해서 공식(?) 일정으로 잡자는 말로 사양의 변을 했습니다. 서울 평축에서의 인심과 대비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녁식사는 천안의 대보름한정식집에서 먹었는데 정말 맛있더군요. 계산은 천안에서 도우미로 오신 분이 계산하셨습니다. 잘 먹기는 했는데 너무 부담된 것은 아닌지 걱정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대중봉사 짐을 실은 이스타나를 함께 타고 왔습니다. 피로에 지쳐서 운전을 바꾸어 가며 했는데도 졸음 때문에 고생했습니다.

차를 타고 오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대화를 하면서 한의사분들의 놀라운 학구열과 열정에 감동했습니다. 그런 열정과 봉사정신이라면 향후 한의학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의술을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심의의 대량 탄생이 기대됩니다.^.^

끝으로 좋은 경험 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김홍경님께 감사드리고 함께 고생한 모든 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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