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初祖 달마대사達磨大師께서도 불상佛像에 예배하는 법法에 대하여
간곡하게 말씀하셨거니와, 산승山僧이 여기서 거듭하여 자세히 그 뜻을 밝혀
세간世間에 돌아다니는 잘못된 견해나 해석을 뿌리째 뽑아 없애고
올바른 예배법을 보이고자 한다.
첫째, 불상에 예배할 때 그 불상이 어디에서 온 것인
지를 먼저 바르게 알아야 한다.
불상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 이는 각자各自 자기의 눈동자에서 나타난 그림자이다.
불상이 다름아닌 나의 마음이요,
나의 마음이 곧 불상 그것이어서,
둘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둘째, 어떤 것이 옳은 예배인가?
몸으로 불상에 엎드려 절하되,
반드시 자기의 마음에 직접 예배할지언정
나의 눈동자에서 나타난 그림자인 등상불等像佛에만 공경심恭敬心을 내서는 아니 된다.
셋째, 자기自己의 마음에 예배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마음에다 예배하라 하니,
마음이란 모양도 없고 자취도 없어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으며,
많지도 적지도 않은 것인데
어떻게 하는 것이 마음에 예배하는 것이란 말인가?
----------- 공부하는 학인이 만일 '무엇이 예배하는 것인지?' 라고 묻는
의정疑情 가운데서 여차如此히 예배하게 된다면
이것이 바로 마음에 직접 예배하는 것이 된다.
마음 밖에 따로 있는 등상불에 공경심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벌써 육안肉眼으로 볼 수 없는
참-부처님께 예배한 것이 된다.
만일 눈앞에 나타난 모양과 형상形相에만 접촉하여 예배한다면
이미 달마 스님께서도 경고警告하여 말씀하신 것처럼
'아무런 공덕功德도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악도惡道에 떨어지는 인因만 쌓게 될 것이다.
또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등 어느 것을 택하였든
불보살佛菩薩의 명호名號를 염불하는 사람들도,
염불하는 가운데
'무엇이 불보살의 명호를 부르고 있는지?'
하는 의단疑團을 잃지 않는 가운데 간절히 염불한다면
이것은 곧 심중心中의 참-불보살께 염불하는
바른 길일 뿐만 아니라 화두話頭까지 공부하게 될 것이다.
기도祈禱나 주력呪力 외에도 가지가지 행도行道에 이르러
무엇을 하든지 모두 이와 같이
공功들이는 생각 속에서 공부를 지어 가기만 한다면
이로 인해 얻어지는 음덕陰德은
마음 가운데서 성취成就되는 가장 뛰어난 공덕功德일 뿐 아니라
그 복덕福德은 언어言語나 문자文字로는
도저히 비유조차 할 수 없는 그런 것이다.
1984년 11월 20일
덕숭총림德崇叢林에서 혜 암 惠 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