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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후기

한의학박람회 봉사 후기

송봉근 2008.11.18 00:01 조회 수 : 1949 추천:324


지난 8일 근무한 뒤 철야강좌에 참석했습니다. 귀가해서 바로 시골에 가서 제사지내고 김장을 했습니다. 귀가해서 바로 출근 야간 근무를 했답니다. 다음날 쉴 틈도 없이 부모님 모시고 한의원에 다녀왔습니다. 시골에 가서 부모님 모시고 광화문 신농백초한의원에 들러 시술을 마치고 고향에 모셔다 드리고 귀가하니 이미 밤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대장내시경을 받기 위해 금식을 했습니다. 다음날 인공으로 설사를 하고 오후에 대장 내시경을 받았답니다. 남들보다 두 배나 긴 검사 끝에 큰 용종이 발견되었습니다. 순간 내 느낌이 맞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 성격이 까칠해져서 뭔가 문제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거든요.

용종을 모니터로 보고 김홍경선생님과 공주의 얼굴이 교차로 지나가더군요. 마음으로 생긴 병은 마음으로 고칠 수 있다는 생각과 당연히 수술을 했어야 한다고 바가지 긁을 공주의 얼굴 말입니다. 결국 상상하기 싫은 내시경검사의 고통을 다시 경험하기 싫어서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수술 후유증으로 한숨도 못자고 입원해 있다가 13일 봉사에는 결국 참여를 못했습니다. 13일 야간 근무를 하고 퇴근해서 바로 봉사장으로 갔습니다. 도착했을 때 이미 봉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많이 미안하더군요.

예전 박람회 때는 2층 홀 전체를 빌려 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3층에 그것도 절반만 할애해서 박람회를 하더군요. 한의학국제박람회라는 말이 무색하게 건강식품 판매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에 크게 실망했습니다. 내년에는 한의사회에서 직접 나서 내실 있는 명실상부한 한의학박람회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박람회는 겉핥기로 대충 둘러보고 봉사단에 합류하여 약재 나누어 주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2시간 반쯤을 열심히 설명하며 약을 나누어 주었는데 무리를 했는지 몸에 이상이 왔습니다. 좌측 안면에 마비가 오고 중풍의 전조증상인 듯 했답니다. 좀 안정을 찾으려고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봉사 복을 벗고 진료를 받았습니다.

신침의 경지에 도달하신 김희철선생님의 우측 태계혈 한방으로 증세가 호전되더군요. 침을 맞은 뒤 小言語 養內氣가 생각이 나서 이후 봉사 내내 가급적이면 말을 적게 하는 보직을 전전했습니다.

비 오는데 택시타고 물을 사러 가기도 하고,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않아 색칠하는 역할도 자청했습니다. 그럼에도 회식에 참석해서 의사들이 절대 먹지 말라는 어른이 먹는 음료수도 몇 잔 마셨습니다.

이번 봉사에서도 신기한 치료 경험을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답니다. 일일이 다 기억할 수 없어 금요일 약재 나누어 줄 때 차트에 몰래 표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제 몸 상태가 나빠 약재 나누는 일을 그만두어서 다 기억을 할 수 없네요.

하여간 수십 년간 고치지 못한 병을 고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신 분에서, 미국에서 오셔서 침 치료 받고 다음번 강의에 꼭 참석하시겠다는 분까지 침의 효과로 인한 반응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이번 봉사에는 태계 혈을 많이 맞았다는 것입니다. 평생 축제에서는 소상혈이 많았고, 천안봉사에서는 부류나 후계혈이 많았었습니다.

아마도 박람회 관계자들과 주변 사무실에 근무하는 화이트 컬러들이 많다 보니 그런 것 같았습니다. 즉 일이 바쁘고 고도의 두되가 필요한 직업상 체격은 마르고 긴장의 연속인 생활을 하다보니 맥이 현한 분들이 많은 탓인 듯합니다.

제 처의 경우를 보면 여성들의 오행 허실을 알아내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본색을 숨기는 경우가 많은데 김홍경선생님 말씀처럼 예리한 수사관의 안목이 필요합니다.

처가 시술을 받은 날 귀가하니 처가 왜 후계혈(그냥 위치만 지적)을 잠시 놓았다가 내정을 놓았냐고 묻더군요. 저도 이유를 몰라 마르고 복부비만을 생각해서 토금으로 봤다가, 급한 성격에 열도 있다고 보고 내정혈을 추가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다음날 시술하신 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처음엔 토금으로 보고 후계혈을 자침했다가 옆에서 힌트를 주신 박미경한의사님 덕분에 바로 빼고 내정을 놓으셨다더군요.” 하여간 아내 말이 후계를 놓았을 때는 아무 반응이 없었는데 내정에 침을 놓자마자 어깨부터 허리까지 무거웠던 것이 안개처럼 걷혔다더군요. 제가 지압 한방으로 제처의 수십 년 된 불면증을 고친 내정혈입니다.^.^

이처럼 정확한 혈을 잡아 자침을 하면 신기한 효과가 나는 것이 삼부혈입니다. 그러나 정확한 자리를 잡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특히나 봉사활동에서는 너무 많은 환자를 짧은 시간에 보다보니 단박에 정확한 혈을 정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입니다. 특히 여성들처럼 자신의 속내를 숨기는 경우에는 더 어렵습니다.

제가 말을 적게 하려고 구석에 앉아 안내문에 색칠을 하고 있었습니다. 앞에 두 여성과 딸이 앉아 있었는데 제가 말을 걸자 금방 여러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짧은 순간이었지만 많은 대화를 나누고 제 나름 혈을 유추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한의사님이 오시자 긴장하셨는지 태도가 돌변해서 저와 하던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제가 유추한 경혈은 모두 빗나갔고 딸만 제가 유추한 경혈에 침을 맞았습니다.

나중에 보니 만족스러운 효과를 보지 못하셨더군요. 가실 때 따라 나와서 내일 또 오시라고 권했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숨기지 말고 이야기를 하시라고 조언도 해 주었답니다. 다음날 그중 한분이 또 오셨는데 아주 만족해하시더군요.

여성들을 진단할 때는 예리한 눈과 열린 마음이 필요합니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요. 가끔은 빈틈을 찌르는 선공도 필요합니다. “겁이 많으시죠?” “억울한 일을 당한 적이 있죠?” “요즘 고민이 많으시죠?” “위가 좋지 않으시죠?” “몸이 차시죠?” 등으로 허를 찔러 숨기려는 의도를 차단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 글이 길어졌네요. 짧은 시간동안 1500명이 넘은 환자를 진료하신 한의사님과 중의사를 포함한 한의대수강생님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바라밀여사님을 필두로 헌신적으로 봉사에 참여해 주신 대중봉사자님들에게도 감사와 축복을 빕니다.

이번 봉사활동 동안 제 대신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어 주신 유재준님, 한의학 책을 600권 이상 읽으신 몬드님, 마지막 날 말없이 봉사에 참여하신 수십 년 경력의 강석훈한의사, 아낌없는 격려를 해 주신 일체유심님, 이기훈님을 비롯하여 함께 봉사하시고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많은 비용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봉사단을 이끌어 주시는 김홍경선생님에게 존경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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